HOME ▶ 칼럼 ▶ 기고칼럼
우리는 안철수가 누구인지 아직 모른다
변희재   |  2012-08-23 14:04:03  |  조회 3364 인쇄하기
우리는 안철수가 누구인지 아직 모른다 

 

- 안철수를 둘러싼 네 가지 신화, 그것의 오해와 진실


변희재 칼럼니스트 <빅뉴스 대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질주하고 있다. 이미 야권 진영의 킹메이커인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의 지지를 시작으로 외국어대 법대 이장희 교수 등 52명의 교수들이 지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기 다양한 이유를 들며 국민들에 안철수 지지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 논리는 필자의 눈에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안철수의 대통령 수행 관련 장점이 단 한 가지도 검증된 바 없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의사로, 기업가로, 교수로 과연 성공했나?


첫째, “의사로서, 벤처기업가로서, 교수로서의 삶 모두 성공했다.” 보통은 그렇게 알려졌다. 하지만 의사로서의 업적은 전혀 없고, 서울대 의대 조교를 하다 신생학교인 단국대 의대에서 전임강사를 한 게 전부이다. 특히 군 복무 이후에는 재임용되지 않을 정도로 의대 강사로서 불안정한 지위였다. 바이러스 백신은 자신의 표현대로 이 당시 백수 시절에 개발했던 것이다. 벤처기업가로서의 삶 역시 2012년 현재 시점에서 연매출 700억 원대에 수출은 약 30억 원에 불과한 국내용 기업일 뿐이다.
삼성이나 현대와는 비교할 것도 없고, 대기업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있는 각종 부품소재 기업, IT 기업에 비해서도 한참 떨어진다. 물론 기업가의 기준으로만 보면 안정된 기업을 일구어냈으니 성공이라 표현할 수 있으나, 세계경제 10강의 대한민국의 CEO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을 IT 강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CEO들 입장에선 세계 바이러스 회사 50위 안에도 못 드는 기업의 대표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기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교수로서의 삶은 평가할 가치조차 없다고 필자는 본다. 증거는 많다.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정규과정이 아닌 단기 EMBA 과정만 수료한 뒤,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채용된다. 석좌 교수는 해당 학문의 대가들에 주는 지위임을 감안한다면, 겨우 EMBA 하나 취득한 안철수의 지나친 명예욕을 문제 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단 3년 만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학원장에 취임하자마자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에 개입하며, 아직까지 강의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가 작성한 논문은 서울대 의대 시절까지 포함하여 단 3편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국가 실현할 적임자라는, 좀 수상쩍은 신화


잠시 중간평가를 내려 보자. 안철수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기준으로서의 의사로서도 기업가로서도 교수로서도 성공한 바 없다. 오히려 묵묵히 자기의 전문분야를 개척해가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모독할 정도로, 직업의 줄타기를 해왔을 뿐이다. 다음으로 넘어 간다. 둘째, “시장주의자이면서도 정의·공정·공생을 강조해온 그가 공정국가를 실현할 적임자이다”라는 항간의 말은 과연 적절한가? 이 역시 의혹이 많이 제기된다. 안철수의 회사는 초기시절 철저하게 삼성SDS의 도움으로 성장해왔음이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4억 8천만 원의 투자를 통해 지분 20%의 제2주주로서 역할을 해왔다. 안철수 역시 이미 공개된 글에서 ”삼성의 투자 이후 회사의 모습을 갖추었고, 영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혀왔다. 특히 1999년도에는 논란이 되고 있는 BW(신주인수권전환사채)를 통해 안철수는 단돈 3억 4천만 원으로 최소 400억 원대 주식을 확보한다. 바로 삼성SDS 전환사채를 통해 편법승계를 했다는 이재용의 재테크 방식과 똑같다. 삼성SDS 측의 컨설팅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한 사건이다.
삼성은 이후 2001년도 벤처시장 주식 폭등 때부터 주식을 팔아 최종적으로 200억 원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01년도부터는 SK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V소사이어티에 참여하였다. 이 모임에서 안철수는 SK와 함께 V뱅크 사업을 수행, 대기업의 금융권 진출을 도왔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또한 SK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에도 나선 바 있다. 즉 안철수는 삼성과 SK 등 대기업 측과 어울리며 그들의 절대적 도움으로 사업을 수행하였다는 점이 포인트이다.
그 이후에도 안철수는 네이버라는 또 다른 온라인 대기업과 맞부딪힌다. 그러나 그는 인터넷 독과점 지위를 이용하여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네이버와 맞상대하기는커녕, 오히려 네이버를 통해 무료백신을 배포하는 사업안에 백기투항한다. 흥미로운 점은 네이버에 백기투항 뒤로는 단 한 번도 포털의 경제독점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지분 팔고 떠난 이후, 대기업을 비판하며 인기를 몰아간 점을 고려해보면, 매우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현재  안철수의 대선행보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쪽도 네이버, 미디어다음, 네이트, 야후 등 포털사이트들이다.
포털은 대기업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의 독과점, 불법사업, 언론장악을 감행하는 사업체들이다. 이런 포털의 심각한 폐단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안철수가 사업적으로 이들과 야합한 뒤, 침묵하고, 포털은 안철수를 밀어주고 있는 상황,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만들어진다면 국가적으로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또한 안철수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때마다 각종 정부 위원회에 참여 영업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즉 안철수는 공정시장을 위해 노력한 바도 없고 공정국가 건설은커녕, 정권, 대기업과 포털의 힘으로 사업을 수행해며 이번에도 포털의 힘으로 대통령이 되려는 불공정 거래를 지속해왔을 뿐이다.


포털사이트와 안철수 사이 검은 유착의 그림자


넷째,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안철수만이 '증오의 시대'를 끝낼 적임자이다.” 야권진영의 킹메이커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이는 강 교수의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허술한 논리에 불과하다. 과거 10년 간 대한민국을 분열시킨 가장 중요한 노선은 강준만 교수가 내놓은 안티조선이었다. 좌우 진영이 편을 갈라 죽기 살기로 싸울 때, 안철수는 물론 강준만 교수 역시 증오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 아무런 역할을 한 바가 없다. 증오의 시대를 끝내는데 평소 실력도 없이 벼락치기로 가능하다는 말인가?
이념과 진영에서 자유롭다는 표현도 거의 국민사기극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지금 안철수는 누가 뭐래도 야권진영의 후보로 인식된다. 그로 인해 <안철수 생각>이란 책에서 그는 현재의 민주통합당보다 더 왼쪽의 노선과 이념을 선보였다. 이런 인물에 대해 다짜고짜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다는 표현을 써도 되는가? 증오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양진영의 논리와 행태를 정확히 알고, 과거 10년 간 이러한 폐단에 대해 온몸을 던져 싸워온 인물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안철수는 이 지점에서부터 명백한 결격(缺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야권진영은 ‘안철수 생각’에 대해 “우리와 후보 단일화할 수 있는 노선”이라며 안도한다. 반면 보수우파 진영에선 “친노종북 운동권 단체의 말을 베낀 수준”이라며 그의 정책 노선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놓는 정책의 수준이 딱 야권과의 후보단일화를 위해 좌파로 급조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인물은 좌우 진영의 화해는커녕 갈등만 극단화시킬 우려가 크다. 야권에서는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우리 편 같으니 정권을 잡기 위해 줄서고 보자는 정략을 쓰게 되고,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친노종북의 꼭두각시이니 결사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것이다.
필자의 결론은 아직 국민 대다수는 안철수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과거의 삶부터, 미래의 정책까지 검증된 바가 없다. 이런 안철수는 등판 시기를 최대한 늦춰 국민검증을 피하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작심한 듯하다. 명지대 정외과 신율 교수는 “새로운 정치는 예측가능한 정치라는 점에서, 정치판 전체를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판으로 몰아넣은 안철수야말로 낡은 구태 정치인이다”고 비판했다. 안철수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공개적으로 지지한 지식인들은 새겨들어야할 대목이다.

   
굿소사이어티
덧글쓰기 | 전체글 2개가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0/1200 bytes  
jojo
이런 사람을 석좌 교수로 영입한 KAIST는 어떤 대학이며 또 이런 사람을 융합기술 대학원장에 앉힌 서울대학은 어떤 대학이며 그 책임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12-08-24  
한심해
이런 사람이 정치하려고 하는 바탕을 제공한 사람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다. 얼마나 국민을 실망시키고 저질적 언행을 다반사로 행했으면 이런 사람이 나타났겠냐 말이다. 이런 정치인들의 약점을 십분이용하고 있는분이 안철수다.   12-08-24  
 
83 대선 개입에서 여성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성상훈 12-09-24 3451
82 '경제민주화의 덫'<하>  좌승희 12-09-24 3035
81 좋은 대통령과 시민, 그리고 민주사회를 위한 ‘착한’ 과..  고진석 12-09-24 3170
80 사람들은 왜 안철수에 열광하는가  1  박성희 12-08-23 3974
79 경제민주화의 덫 <중>  좌승희 12-08-23 3342
78 우리는 안철수가 누구인지 아직 모른다  12  변희재 12-08-23 3364
77 "한국경제 성공 방정식 제대로 알면 오늘과 내일도 함께..  1  고진석 12-08-23 3201
76 정치불신 · 국가자긍심 취약이 사회행복을 막고 있다  김형국, 이상신 12-07-24 3715
75 놀라운 잠재력과 매력을 함께 가진 우리, 그러나 아직은..  박수영 12-07-24 3870
74 경제민주화의 덫 <상>  좌승희 12-07-24 3451
11121314151617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