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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우창록   |  2014-01-22 18:08:56  |  조회 3239 인쇄하기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우창록 <()굿소사이어티 이사장>

 

 

정초 우리사회 이념갈등과 혼란의 현주소를 새삼 확인했던 기회가 교학사 발행 한국사 교과서 논란입니다.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새 한국사 교과서를 사용하게 될 전국 2300여 고교 가운데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는 이미 보도된 대로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진입장벽 때문에 세 불리할 수는 있었겠지만, 이런 결과를 낳을지는 몰랐습니다.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학교 앞에 진을 치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쓰레기통에 버리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도 우리는 볼만큼 보았습니다.


이들의 교묘한 기만, 선동 전술에 우리 사회가 부지불식간에 크게 삐뚤어져가고 있음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건국과정의 역사와 함께 온갖 만행으로 가득찬북한정권의 역사를 사실대로 기술하는 거의 유일한 한국사 교과서가 이토록 부당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건 정상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명시한 이념을 창달하기는커녕 그것을수호해줄 역사교과서를 갖고 있지 못한, 매우 기형적이면서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음을 재확인해줍니다.


이 사안은 교육문제를 떠나 정치사회적 현안으로 비화했는데, 사회에 넘쳐나는 반(反) 교학사 교과서 분위기가 심각한 수준입니다.일부 매체와 인터넷 포털이 그걸 부채질하기 때문입니다. 한 언론학과 교수는 “이번에 교학사 역사교과서 사태에서 일부 여고생들이 울부짖으면서 역사왜곡 운운하며 저항하는 것을 우리 보았지만, 그것이 바로 전교조 30년이 구축해 놓은 견고한 미래 좌파의 진지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정곡을 찌르는 얘기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대통령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지려면 사실에 근거한, 균형 잡힌 교과서를 가지고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 좌건 우건 이념적 편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공교육을 위한 교과서란 우선 대한민국 정체성 정립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애국심 그리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게 정상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그걸 도외시한 채 반 대한민국, 반 헌법을 부채질하는 교과서가 주류를 이룬다는 것은 비교육적인데다, 반사회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삐뚤어진 분위기를 바로 잡는데 기여하고자 (재)굿소사이어티는 오래 전부터 가칭 시민교과서 출간을 준비해왔습니다. 좀 더 빨리 출간하는 게 좋았겠지만, 충분한 준비작업이 필요해서 미루어져온 게 안타깝습니다. 그만큼 이 사안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올 상반기 내에 나오게 될 이 책은 굿소사이어티의 설립자이자, 저의 전임자이신 김인섭 전 이사장님께서 심혈을 기울여 애쓰고 계신 프로젝트입니다.


그 책에 담길 내용은 명쾌합니다. 우선 좋은 사회를 위해 법치(法治)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합니다. 법치주의가 정착되어야 국가 공동체가 존립할 수 있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기 때문인데, 그런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 민주시민 교육을 병행해야 합니다. 국가발전 과정에서 최종 목표인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민주시민의식 교육이 필수입니다.


우리가 왜 이 쉽지 않은 작업에 뛰어들었을까요? 이 과정이 생략될 경우 ‘국민’은 존재하나 ‘책임 있는 시민의식’을 가진 참다운 국민은 존재하지 않는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유독 기승을 부리는 ‘떼법’이라든가 집단 이기주의, 전투적 노조의 불법 노동운동, 극심한 지역감정, 만성적인 부패와 정경유착 등의 근원이 책임 있는 국민을 길러내는 민주시민의식 교육이 결여된 데 있다고 봅니다.그 해결책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특집으로 이슈레터는 집권 2년 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의 리더십을 점검합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운 이 정부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되어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난해 2월 25일 취임사에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임을 천명했던 큰 그림이 어디까지 그려졌고, 이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각계 전문가의 견해를 통해 점검했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굿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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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옳은 글입니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가 한국의 보수적 가치를 대변할 교제로는 너무 부실합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오히려 진보가 존재해야할 이유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교학사를 편들면 보수가 망한다는 생각도 해야할만큼 표현이나 사실확인에서 볼품 없는 교재가 교학사 국사책임을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14-01-27  
백덕열
통탄할 일입니다. 민주시민의식의 교육이 필요함은 절감하고 있으나 교육만으로는 되지 아니하고 사회지도층의 모법적인 실천의지가 더 중요한 것으로 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수결인데 이를 외곡하여 소수의 보호를 기본으로 알고 있는 것부터 우선 고쳐야 교육이 먹혀 들어갈 것 같습니다.   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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